김웅열 토마스아퀴나스 신부
†찬미예수님
제가 10월 2일에 교통사고가 난 지 세 달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앉아서 강론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자꾸 나타나요.
하나가 나으면 다른 곳이 아프고.... 지금도 몸과의 싸움으로 편하게 살지 못하고,
갈비뼈가 아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몸도 아픈데 얼굴까지 찌그러져 있으면 신자들이 마음 아파 하실까봐
이렇게 화사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어요.
요즘 TV 프로그램에 ‘응답하라 1988’ 이 인기더군요.
난 그해 뭘 했느냐~ 생각해 보았어요.
군종신부 하다가 교구신부로서는 처음으로 꽃동네에 가서 살았어요.
그때 꽃동네가 초창기였는데 오만 병자들 손발을 묶어서 그냥 갖다 버리는 거예요.
택시에 태워 한밤중에 풀숲에 몰래 버리기 때문에 얼어 죽을까봐 해만 지면 길가나 풀숲을 뒤졌어요.
1년 동안 거기 살면서 세상에는 별의 병들이 다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하도 많은 고통을 사람들이 당하는 것을 보면서 그때 결심했어요.
‘어지간하면 아프다고 이야기하지 말자!’
그토록 고통 중에 있으면서 아주 예쁘게 단장하고 있는 분들도 있었어요.
교우분들이 저보고 그래요.
“신부님은 고통 중에 계실 때, 얼굴이 더 밝고 착해 보이세요.”
그래서 고통도 은혜가 확실합니다.
고통이 오면 영이 더 망가지는 사람과 영이 더 밝아지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우리 신앙인은 어느 쪽으로 바뀌어야 할까요?
저는 사고가 난 후에도 미사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일 미사를 했습니다.
교황님이 올해 12월 8일부터 내년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희년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전대사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안다면 준비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전대사란 무엇일까요?
1번, 죄 사함을 받는 것
2번, 벌을 사하는 것
3번, 전대사 죄와 벌을 한꺼번에 사하는 것
정답은 2번입니다.
죄는 어디서 용서받나요?
고해소에서~
죄는 대죄와 소죄로 나뉘는데 대죄는 고해성사를 보아야 하지만
소죄는 그날 통회를 열심히 하면 성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대죄와 소죄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요.
개미 한 마리 죽인 것과 사람 죽인 것의 차이는 다르지요.
상대방 피해의 크기에 따라 대죄와 소죄로 나뉠 수도 있어요.
부지불식간에 짓는 죄도 있지요.
사냥꾼이 노루인줄 알고 총을 쏘았는데 할아버지가 맞았다면
세상 법으로는 큰 죄일지 모르지만 하느님 법으로는 살인죄가 아니지요.
반대로 친구를 사냥할 때 ‘죽여야 겠다~’ 마음먹었는데
대신 노루가 맞아죽었다면 하느님 법으로 살인죄에 해당합니다.
하느님 법은 양심을 따라야 합니다.
TV 보다가 음란한 생각이 잠깐 들었다면 대죄가 아닙니다.
‘주님, 오늘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를 진심으로 통회합니다.’
하면 죄가 사해집니다.
대죄를 지었을 때는 반드시 고해성사를 해야 합니다.
사제는 죄를 다 듣고 훈계와 보속을 주지요.
보속을 다른 말로 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아이가 이웃집 유리창을 깼다면 물론 사과도 해야겠지만
깨어진 유리창 다시 끼워주어야겠지요?
사제는 반드시 보속을 주는데 최하의 보속을 줘요.
보속을 못해서 성당 안 나올까봐~
보속을 열 개 해야 하는데 두 개밖에 안 했다면 여덟 개의 보속이 남아 있잖아요.
남아있는 벌을 잠벌이라 하는데 살면서 그게 계속 쌓이겠지요?
연옥에서 이 잠벌을 없애야 비로소 천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천국은 보속을 다한 깨끗한 영혼만이 들어갈 수 있어요.
여기 직천당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도 자신이 없어요.
그 잠벌을 한꺼번에 사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첫 번째, 교회가 정해준 전대사를 받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살면서 하는 희생보속이 죽고 난 후, 연옥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살면서 나에게 오는 작은 희생을 기쁘게 봉헌해야겠지요?
교회는 특별한 해에 전대사의 은혜를 내리는데
내가 이제껏 살면서 지은 잠벌을 사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전대사의 은혜는 나와 죽은 영혼에게만 양도됩니다.
전대사 위령기도가 필요한 영혼은 연옥에 있는 영혼입니다.
천국에 있는 영혼과 지옥에 있는 영혼에게는 필요하지 않아요.
20년 전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아직도 연옥에서 헤맬지 몰라요.
나의 전대사를 양도해서 연옥에서 천국으로 가신다면 이것만큼 큰 효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앞으로 1년 동안이니까 계획을 잘 세우세요.
친정 쪽 조상, 시댁 쪽 조상, 내가 기억해 줄 영혼들의 명단을 짜서
전대사 은혜가 있는 성당이나 성지를 찾아가서 미사를 드리세요.
내년 그리스도왕대축일까지 많은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전대사는 죽은 영혼에게만 양도할 수 있습니다.
냉담 하는 남편, 속 썩히는 아들은 본인자신이 와서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전대사의 은혜는 하루에 한 번만 할 수 있어요.
미사를 두 번 했다고 전대사의 은혜가 두 번 내리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전대사를 받으려면 교회가 정한 원칙을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교황님께서 이번에는 깐깐하게 원칙을 정하셨어요.
전대사 은혜가 내리는 지정된 성지나 성당에서 고해성사, 미사, 영성체를 합니다.
고해성사를 본지 하루 밖에 안 된다면 다음날은 보지 않아도 됩니다.
죄가 있을 경우에만 성사를 보라는 그 말입니다.
세 번째 조건, 교황님의 지향, 매일미사 첫 장에 나와 있는 기도를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없던 전대사 조건이 하나 더 있어요.
자비로운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나에게 있어서 자비로운 행동이란 무엇인지 미리 적어 놓으셔야할 것 같습니다.
자비로운 행동에는 성지 화장실 청소, 성지 마당 쓸기....등등
성지에 오셨으면 성지에서 해결하고 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 외에 상처받은 사람 치유시키는 것, 길고양이 밥 주는 것......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전대사의 조건 다섯 가지
1.고해성사 2.영성체 3.교황님의 지향기도 4.지정된 성당이나 성지에서 미사
5. 주님의 기도, 사도신경하고 난 뒤 마지막 자비로운 행위까지
다시 정리하면 전대사란 잠벌을 사해주는 것입니다.
죄 사함을 받는 게 아니라 쌓여있는 보속거리를 한꺼번에 받는 것이 전대사입니다.
일시적으로 받는 것은 ‘한대사’입니다.
지정성지나 성당을 정해놓고, 미사 전에 고해성사 보고, 미사하면서 영성체,
반드시 매일미사 첫 장에 나오는 교황님의 지향기도 드리고, 경건한 묵상,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바치고 자비로운 행위
자비로운 행위를 넣은 것은 ‘구체적으로 열매를 맺어라’
전대사의 은혜가 얼마나 좋은지 아신다면 귀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1년 동안 잘 생각하셔서 내가 기억해줘야 할 영혼들을 위해서
적어도 한 달에 몇 번 정도는 전대사 미사 꼭 참례하세요.
결심만 하지 말고 실행하시면 좋겠습니다.
루르드성지 150주년 일 때, 특별히 루르드 성지와 관련 있는 성지에 열흘 동안 전대사의 은혜를 내렸어요.
제가 감곡성당에 있을 때인데 TV에서 전대사의 은혜에 대해서 이야기했어요.
‘감곡성당이 내일부터 전대사가 열흘 뒤까지 됩니다.’
그랬더니 난리가 났어요.
전국에서 하루에 약 4000명씩, 열흘 동안 5만 명 가까이 다녀갔어요.
도로공사 사장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많이 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화가 왔어요.
전대사의 은혜를 알려야 하는 책임이 교회에도 있어요.
내가 5년 전에 전대사 했지만 그동안 지은 벌도 깨끗한 영혼으로 청소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대사를 기다리게 되지요.
배티 성지도 내년 12월까지 엄밀히 전대사성지로 지정되었습니다.
고해성사, 영성체,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교황님을 위해 기도지향 바치고 자비의 행위를 하시면 됩니다.
자비의 해이기에 교황님께서 구체적으로 ‘자비의 열매를 맺어라!’
일 년 동안 힘을 내어서 나의 자비를 받아야 할 영혼들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아멘
♧ 2015년 12월 13일 대림 3주일 느티나무신부님
김웅열 토마스아퀴나스 신부 (베티 성지)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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