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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25 15:29
서울의 산티아고 순례의 길 (기사, 참고)
글쓴이 : (주)점프투어리즘           yeollijea@naver.com          

정책 기사 참고
     서울에도 있다. 산티아고 순례의길 참고    
[서울]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광화문에서 있을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회의 참석을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국민은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해 온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며 기다리고 있다.

교황 방문 일주일을 앞두고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교황 맞이에 분주한 요즘, 필자는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도 불리는 서울 천주교 순례길을 돌아보았다. 서울의 천주교 순례길은 신유박해 이후 참혹했던 천주교 박해 현장과 성당, 신학교 등 한국 천주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있을 뿐 아니라 명동, 청계천, 북촌 한옥마을, 광화문 등을 두루 거치고 한강 코스까지 경험할 수 있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알기에도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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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천주교 순례길 1코스 출발점인 명동성당
 
서울 천주교 순례길은 모두 3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1코스는 명동성당에서 종로성당, 혜화동 카톨릭 성신교정을 거쳐 가회동 성당까지 총 9.6km에 이르는 길이다.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현대적인 모습의 명동성당은 명동 한복판 높은 언덕 위에 고딕양식으로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명동성당은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꼭 찾고 싶은 서울 명소여서 천주교 순례길의 출발점으로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 밖에도 1코스는 종로, 청계천을 포함해 북촌 일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등 서울 6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어 순례와 관광을 겸할 수 있는 좋은 길이다.

2코스는 가회동 성당 형조터, 우포도청을 거쳐 서소문성지, 중림동 약현성당에 이르는 5.6km 코스다. 2코스의 시작점인 가회동 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선교사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가 조선 땅에 첫 미사를 집전한 곳으로, 북촌 한옥마을과 잘 어우러지는 한옥성당으로 유명하다. 가회동 성당에 방문한다면 일반인에게도 개방된 옥상정원에 꼭 올라가 볼 것을 권한다. 검정색 기와가 끝없이 이어지는 북촌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평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멋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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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성당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북촌의 기와가 멋스럽다.
 
가회동 성당에서 나와 삼청동을 거쳐 광화문을 향해 걷던 도중 의정부 오남성당에서 여름캠프로 도보순례에 나선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한여름 더위에도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순례길을 걷고 있었다. 6학년 남학생은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부터 쭉 걷고 있는 중”이라며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최희승 요안나 씨는 “아이들을 위해 간편한 루트를 짜서 걷고 있다.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모진 고문을 당하며 순교의 길을 걸었던 곳이라고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새겨진 빨간 티셔츠를 입고 순례의 발자국을 열심히 남기며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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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캠프로 도보순례 중인 의정부 오남성당 어린이들과 최희승 요안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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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간편 루트를 표기한 지도를 들고 순례길을 걷고 있었다.
 
광화문광장을 거쳐 형조터, 우포도청을 지나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 이르는 길에서는 ‘왕보다 하느님이 우선이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믿는 천주교인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박해의 현장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소문 순교성지는 천주교인들이 가장 많이 참수형을 받았고, 그 중 44명이 성인이 된 국내 최대 천주교 성지이다. 언뜻 보기엔 도심의 자그맣고 한가한 공원으로 보이지만 44명의 순교 성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현양탑 앞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순례객들이 7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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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 씨가 신자들에게 서소문 성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곳의 안내를 맡고 있는 김요셉 씨는 “이곳은 우리나라 천주교 순교 1번지로 광화문 시복 대상자들이 처형된 지상 마지막 장소이다. 교황께서 8월 16일 거행하는 시복식 첫걸음을 서소문 성지에서 시작하시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이곳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서소문성지 바로 옆 언덕에 명동성당과 꼭 닮은 약현성당에 이르면 2코스가 끝나고 3코스가 시작된다. 3코스는 약현성당에서 새남터 순교성지, 절두산 순교성지에 이르는 13.17km 구간이다. 약현성당을 나와 시장이나 상점 등이 서울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만리동 고개를 넘어 새남터 순교성지를 지나 한강을 걷다보면 천주교 순례길의 마지막 장소인 절두산 성지에 다다르게 된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단아한 모습의 약현성당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단아한 모습의 약현성당

새남터 순교성지에서 한강으로 내려서서 절두산 순교성지로 가는 길엔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과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푸른 한강을 걷는 길은 서울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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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있는 한강변을 걷게되는 것은 순례길의 또 다른 매력이다.
 
당시 수많은 천주교인들의 머리가 잘려 숨졌다고 해 ‘절두산(切頭山)’이라는 지명을 갖게된 절두산 성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는 곳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 순교 사적지이다. 절두산 기념관은 순례성당과 순교 성인 27위와 무명 순교자 1위의 성해를 모신 지하 묘소, 그리고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시관은 교황 방한을 기념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시회 때문에 임시 휴관 중이었다.
절두산 기념관 아래에 잇는 김대건신부 동상과 커다란 십자가
절두산 기념관 아래에 잇는 김대건 신부 동상과 커다란 십자가
절두산 사적지 안에 있는 목이 잘린 석조물
절두산 사적지 안에 있는 목이 잘린 석조물
 
원주에서 순례길을 따라왔다는 60대 부부는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그들의 신앙을 생각해보니 신앙의 선조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힌 최준근(50세) 씨는 “최근 서울에 있는 천주교 순례길을 알게돼 1코스에서 3코스까지 걸어봤는데 유서 깊은 성지가 많아서인지 다른 도보여행에 비해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며 “가이드북이 잘 돼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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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근 씨가 순례길 가이드북을 보며 코스를 익히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4가지 언어로 된 순례길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관광안내센터나 서울 천주교 순례길 곳곳에 비치돼 있다.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인 ‘Visit Seoul(www.visitseoul.net)’ 가이드북 메뉴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앱을 내려받는 것도 좋다. 순례길 소개 및 약도보기, 경로찾기 등을 통해 순교성지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해당 성지에 도착하면 도착 알람과 함께 도착한 성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줘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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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하면 유용한 서울 성지순레길 앱
 
서울 천주교 순례길 1코스~3코스를 이틀에 걸쳐 걸어보면서 한국 천주교 역사를 되새겨 보기도 하고, 새로운 문물과 종교가 밀려오던 한국 근대사 속의 아픈 과거를 들여다 보기도 했다. 이 길은 믿는 자들에게나 일반인들에게 조선시대 천주교가 걸어간 길을 생생히 체험하고 돌아보며, 그 위에 세워진 현재의 서울을 겸허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또 아름다운 성당과 서울의 명소들을 감상하며 순례와 관광을 함께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정책기자 최은주(프리랜서) ej01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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